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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위에있을때자유로웠다

🌅 밤을 걸어 새해일출을 맞이하다

by 뚜벅이의 계절여행 2026.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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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로,밤을 걸어 새해 일출을 맞이했습니다.
2025년 12월 31일 밤 9시. 접수를 마치고 배번과 기념품을 받아 들었습니다.
그리고 밤 9시 40분, 기장군청을 출발했습니다.

새해를 향해 걷는 긴 여정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날 밤은 유난히 추웠습니다.몸보다 먼저 마음이 떨렸지만, 걷기 시작하니 차가운 공기마저 새해의 일부처럼 느껴졌습니다.

총 30km의 여정 중 대변항에 도착했을 때,
잠시 멈춰 가진 어묵 타임. 뜨거운 어묵 한 그릇이 얼어 있던 몸을 천천히 녹여주었습니다.
그 짧은 시간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습니다.
이번 걷기에는 약 250명이 함께했습니다.

가장 어린 참가자는 10살, 가장 연장자는 80대.
나이도, 걸음 속도도 모두 달랐지만
‘새해를 걸어서 맞이한다’는 마음만큼은 같았습니다.

전체 코스는 가로등이 잘 정비되어 있었고,
무엇보다 함께 걷는 사람들이 있어 힘들지만 외롭지는 않았습니다. 서로 말없이 옆을 지켜주는 존재만으로도 걷는 길은 충분히 따뜻했습니다.특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습니다.

22명의 농아인 친구들과 함께한 시간입니다.
‘친구야 사랑합니다’라는 노래를 수어로 배우고, 마주 보며 손으로 노래하고 마음으로 박자를 맞췄습니다.
말은 없어도 충분히 전해졌고, 소리는 없어도 감정은 분명했습니다.그 순간만큼은
우리가 모두 같은 언어를 쓰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2025년 12월 31일 밤 11시 59분.
10여 초를 남겨두고 “5, 4, 3, 2, 1!”
함께 외쳤습니다.


그렇게
2026년, 병오년 붉은 말의 해가 시작되었습니다.
7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걷고 또 걸어
마침내 광안리 수변공원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새해 떡국 한 그릇을 먹은 뒤
30km 완보증을 받았습니다.

그 순간, 말로 다 할 수 없는 감정이 밀려왔습니다.
감개무량하다는 말이이럴 때 쓰이는 말이라는 걸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자리를 옮겨 광안리 해수욕장으로 향했고, 모래알처럼 많은 인파 속에서
새해의 해가 떠올랐습니다.


그날의 해는 정말로 붉었습니다.
당당하게, 힘차게 떠오르는 해를 보며
이 한 해도 붉은 말처럼 멋지게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준비해 온 2026년 새해의 10가지 목표를 꺼내
조용히 읽으며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밤을 걷고, 사람을 만나고,나눔을 경험하고,
해를 맞이한 새해의 첫날.

이 시작이라면 2026년은 분명
괜찮은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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